카드사에서 15년째 일해온 현직 심야 상담사가 한국사회 노동 현실에 가장 밀접한 상담 현장의 이야기를 꼼꼼히 써내려갔다. 스물아홉 개의 에피소드가 야간업무와 감정노동이라는 이중의 고난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인간답게 살아갈 최소한의 노동 조건을 성찰한다. 그러면서도 일의 기쁨과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를 잃지 않는 이 기록은, 도처에서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 노동의 의미에 반딧불처럼 작고 환한 불을 밝힌다.
작가 소개
정수현
15년째 카드사 야간 상담사로 일한다. 오랫동안 콜센터 상담 업무를 했고 현재 사고예방부서에서 카드 부정사용 모니터링과 사고 상담을 한다. 철학을 전공한 뒤 공공기관 잡지 기자, 영어학습지 오디오 스크립터 겸 연출자로 살다가 드라마 작가를 꿈꾸며 뛰쳐나와 수년간 헤맸다. 곤궁한 작가 지망생의 밥벌이로 시작한 야간 상담일에서 뜻밖의 재능과 적성을 발견했다. 종종 고객에게 상처받지만 언제나 친절하고 상냥한 상담사로서 밤새워 타인의 삶을 지킨다. 상담 노동의 일상을 안과 밖에서 치열하게 바라보고 기록하며 비로소 처음 작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