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주익 언덕에서 바르셀로네타 해변을 내려다보는 이씨의 표정이 처연하다. 해안가 옆에 붉은색 지붕의 집들이 빼곡하다. 이씨는 초록색 지붕이 빼곡한, 자신이 온 도시를 생각한다. 같은 항구 도시인 바르셀로나와 부산은 닮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나이 70의 생애 첫 해외 여행지가 먼 항구도시라는 것이 이씨는 불만스러웠다. 주변 친구들이 다녀와서 자랑하던 일본 교토나 중국 장가계에 가보고 싶었다. 그 아는 척들에 자신도 끼고 싶었고, 다녀와서도 자랑 좀 하려면 남들도 아는 곳이어야 했다. 무엇보다 바다라니, 영도 집 앞에서 매일 보는 바다를 뭣하러 멀리까지 가서 본단 말이냐. 이씨는 자식들 지들이 가고 싶어서, 유럽이 중국보다 일본보다 훨씬 좋다고 우기면서 여행지를 바르셀로나로 정했다고 생각했다. (16쪽)
작가/출판사
오늘의 잔업
판형(가로/크기비교용)
140
판형(세로/크기비교용)
210
페이지
180쪽
출판년도
2020
판형(화면표시용)
140 x 200mm
[5차 입고] 바다를 읽는 방법 · 오늘의잔업
15,000
오늘의 잔업
『바다를 읽는 방법』은 여행지, 휴양지를 배경으로 하는 사진을 임의의 맥락으로 엮어 모은 책입니다. 이 책은 사진이 연속으로 연결되었을 때 의미와 서사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관찰합니다. 4가지로 나뉜 챕터에 담긴 사진은 특정 사진의 일부분만 보여주면서 동시에 고유의 이야기를 내포하는 듯 보입니다. 독자는 이를 보면서 자신만의 다양한 해석을 할 것입니다. 4명의 작가가 자신만의 시각으로 이미지를 해석한 글도 사진과 함께 실었습니다. 독자들이 사진을 보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기도 하고 작가들의 글을 보고 난 후 사진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하기를 기대합니다. 이를 통해 책을 처음부터 읽어가면서 이미지가 보여주는 메시지를 다르게 해석하는 체험을 끌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