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작업의 불분명한 경계에서 툭 튀어나오는 그림들이 있다. 점점 많은 것들과 이어져 있고, 결코 다 알 수 없다고 느낀다. 때론 다정히 안부를 건네고 싶고, 더 멀리, 더 넓게, 더 깊숙이 그려내고 싶다. 그동안 여러 권의 독립출판물을 만들었지만, 어떤 순간의 드로잉과, 반짝거림들은 늘 조금씩 흩어져 있는 것만 같았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뭘까? 이번엔 오로지 나를 위한 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파프리카 편지』는 한요의 드로잉 탐구 프로젝트이자 개인적으로는 나 자신에게 보내는 즐거움과 행진의 메세지이다. Japanese breakfast의 노래 «paprika»로부터 왔고, 내가 그리는 것들에게 다시 건네는 편지이다. 이 곡을 들으면 내 안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이 씩씩한 찬가가 울려 퍼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