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크메르 폰트를 만드는 그만의 규칙이 있을까? 단홍 씨는 몇 가지 규칙을 알려 주었다.
"첫째, 크메르 폰트를 만들 땐 필기법을 따르는 게 가장 중요한 규칙입니다. 외국인 디자이너들이 폰트를 만들면 어색해요. 그들은 필기법을 모르기 때문이죠. 태국이나 다른 문자와는 다른 크메르 문자만의 규칙이 필기법에 담겨 있습니다.
둘째, 크메르 문자는 기준선이 네 줄이에요.
셋째, 글자 사이는 글자 폭과 같은 너비로 벌리는 게 정석이에요.
넷째, 글자를 구분해주는 고리들은 큼지막하게 그립니다.
글자를 작게 인쇄할 때 판독이 어려워지지 않게요.
마지막으로, 유니트(unit)를 잘 이해하는 게 중요해요.
글자를 각각 몇 칸에 들어가는지 비율을 잘 맞춰야 좋은 폰트가 됩니다. 아, 그리고 머리카락은 글꼴의 영혼(soul)과도 같습니다. 제가 가장 신경써서 디자인하는 부분이에요." (262쪽)
작가/출판사
노성일 · 소장각
판형(가로/크기비교용)
125
판형(세로/크기비교용)
180
페이지
412쪽
출판년도
2020
판형(화면표시용)
125 x 180mm
[3차 입고] 크메르 문자 기행 · 노성일
23,000
노성일 · 소장각
캄보디아는 대중의 관심에서 조금 밀려나 있는 곳이다. 그곳에 고유한 문자가 있다는 사실이 멀리 떨어진 이방인의 일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이 책은 ‘문자는 사회의 산물로서, 사용하는 사람들의 역사와 문화를 드러낸다’는 주장을 담은 일종의 보고서이다.
문학에서 등장인물을 나타내는 영단어 ‘캐릭터(character)’에는 ‘문자’라는 뜻도 있다. 크메르 문자는 세계 모든 문자 중 가장 ‘캐릭터’답다. 크메르 문자는 사람을 닮았다. 글자 각 부분의 이름도 몸과 관련되어 있고, 자음 33자는 각각 몸의 부위를 상징한다. 이 책은 사람을 닮은 크메르 문자의 이야기를 한 사람의 인생에 빗대어 탄생-성장-성년-중년-노년-순환으로 이어지는 과정으로 소개한다.
저자 노성일은 크메르 문자를 통해 &사람&을 말한다. 낙후된 경제 여건, 유명 관광지, 외국인 노동자의 나라, 오리엔탈리즘 등 외부인의 프레임에 둘러싸인 캄보디아 이야기가 아니라, 크메르 문자라는 주제로 묶인 여러 명의 캄보디아 사람이 스스로 꺼내는 자신의 덤덤한 이야기를 끌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