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은 감각의 기초이다. 감각되어지는 것의 기본이다. 그 감각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손짓과 몸짓이다. 특히 손짓은 개인의 내밀한 감각언어이다. 이 언어는 말보다 큰 의미를 담고있고, 개인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또한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보여진다. 손은 몸의 감각, 모든 흔적을 담고 있다. 사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자연스럽게 몸동작으로 나온다. 인사를 건네거나, 감정 표현을 담은 손짓과 몸짓의 표현은 손의 시이고 언어이다. 또한 손은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손짓에 따라 둘의 관계가 정의되고, 손에는 시선과 같은 방향성이 없기에 직접적인 관계가 성립된다. 첫번째 손짓과 몸짓 언어 책인 『ALL LANGUAGES IN THE WORLD』 시리즈는 처음 손짓과 같다. 이 책이 '처음 손짓'처럼 주체적으로 타자를 관찰한 책이라면, 새로운 책은 손과 손에 관계가 생긴, 마치 '손의 손의 손의 손을 잡고 함께 시를 읊자'고 제안하는 방식의 '두 번째 손짓'과 같다. 손짓이 겹쳐지는 이미지는 우리가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행동의 언어이자 개인의 정체성, 삶의 태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