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보람이 회사를 다시 그만두고 아이를 보기 시작했다. 남편의 노력은 가상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난 이때 아이를 낳고 나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되었다. 남편은 의욕만 앞섰기 때문이다. 보람은 나름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재미교포였다. 하지만 그도 어쩔 수 없이 남자가 부엌에 들어오면 큰일 나는 줄 아는, 80년대에 박제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한국 부모들 밑에서 커 온 '한국' 남자였던 것이다. 나는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 남편이 돌을 막 지난 아이와 하루를 날 수 있게 모든 준비를 해 놓고 회사에 출근했다. 젖병 소독과 하루치 이유식을 만들어 준 후 브루클린에서 맨해튼으로 가는 전철에 몸을 실었다. (71쪽)
작가/출판사
박혜주 · 엣눈북스
판형(가로/크기비교용)
106
판형(세로/크기비교용)
190
페이지
288쪽
출판년도
2022
판형(화면표시용)
106 x 190mm
[10차 입고] 뉴욕에서 빈티지 마켓을 시작했습니다. · 박혜주
17,000
박혜주 · 엣눈북스
저자 박혜주는 자신을 ‘오래되고 낡은 물건에 담긴 시간과 이야기를 파는 이’라고 소개한다. 그녀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하며 뉴욕의 한 빈티지 마켓에서 오래되고 낡은 물건들을 팔기 시작했다. 그 후 십여 년간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빈티지 가구를 소개하고 알리는 일을 해 왔다.
이 책은 미국 뉴욕에서 시작한 빈티지 사업이 한국 시장에 안착하기까지의 여정을 좇는다. 그와 함께 워킹맘, 여성 사업가로서의 고뇌와 철학을 나누고자 한다. 더불어 단순한 생활 제품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산업 예술 작품으로서의 빈티지 가구를 재조명해 본다.
목차
8 시작하며_빈티지와의 첫 만남 | 18 미국에서의 유학 생활과 직장 생활 | 46 예상치 못했던 이별, 그 슬픔을 딛기 위해 | 68 Goldmine Unlimited, 끊임없이 보물을 찾을 수 있는 곳 | 84 뜻밖의 불청객, 산후우울증 | 96 양평에서의 새로운 시작 | 110 오래도록 살고 싶은 헤이리 | 124 다시 미국으로 | 142 디자이너 빈티지 가구를 창고에서 팝니다 | 148 GUVS 헤이리 사옥 | 160 남자 대표님인 줄 알았어요 | 168 함께 걷는 이들을 응원하며 | 176 동시대 가구 디자인 공모전 | 182 마치며_‘오래되고 낡은 것을 좋아하는 마음’ | 부록 Designer and Brand Background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