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대상을 향한 마음이 아닌데도 구체적인 모습을 한 외로움. 그리하여, 누구라도 데려와
곁에다 재우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목구멍 아래로 밀어 넣는 밤이 찾아온다.”(『누구라도 데려와 곁에다 재우고 싶은 밤에』 중)
“밤에”는 일몰 뒤 일출 이전의 시간 사이에 일어나는 것들을 모은 총서입니다. 읽다 잠들면 기분 좋은 단잠을 자게될 글을 10명의 작가들이 적었습니다. 푹신한 밤, 아득한 밤, 외로운 밤, 무수한 밤, 늙는 밤, 감당하는 밤, 타인의 밤, 필연적인 밤, 기다리는 밤, 그리운 밤들이 모여 누군가의 긴 밤을 채우길 바라면서요. 밤 잠을 설치며 보는 화면 대신 읽을 수 있는 수첩만한 크기의 책입니다.
김나연 · 주중에는 기계 언어를 풀이하고, 가끔 인간의 언어를 번역하며, 드물지만 제 언어로 글을
쓰기도 합니다. 글 쓰는 일로 먹고살 수 있다는 게 여전히 신기합니다.